설계의 기본 개념
은유는 행정을 이해하고, 행정의 방향, 과정, 범위를 수립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중요성을 갖는다. 이러한 방향, 과정, 범위를 제안하는 일반 은유를 제시하는 방법으로서 '설계'의 개념과 과정을 제시하고자 한다. 설계라는 개념을 제안함으로써 거버넌스 과정의 중요한 부분인 행정이론과 실제에 대한 사회적 구성의 개념을 논의해보자.
오늘날 행정관리자의 중요한 역할은 능동적 문제 해결과 변화(또는 변화 조성)에 참여하는 것뿐 아니라 정책, 프로그램, 구조, 기능, 그리고 공공 프로그램 과정의 기획 등에 관여하는 것 못지않게, 사회적, 인간적 문제의 해석과 비판적 이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를 유발 및 관리하기 위한 행정관리자의 활동은 사회와의 관계 들 다양한 요소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위급 행정관리자들은 그들 시간의 대부분을 이러한 변화를 유발 및 관리하기 위한 설계를 위해 사용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현대의 행정관리자들은 혁신적이고 유연한 사회적 설계자로서 이해될 수 있다. 이들은 행정을 둘러싼 갈등 해소 등 문제 해결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조직 과정의 패턴을 조직화하고자 하며, 조직의 사업이나 목적을 효과적으로 완수하도록 하기 위한 계획의 수립에 관여한다. 이에 대해 처치맨(C. West Churchman)은 "사회적 설계는 지적 정신으로 하여금 무한한 조직화 가능성에 대한 추측을 가능하게 하므로 지적 정신을 해방한다"라고 말했다(Churchman, 1971). 처치맨에 의하면 설계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1. 설계는 선험적으로 (행정조직에서의) 상이한 행태적 패턴들을 구분하는 작업을 수반한다.
2. 설계는 선험적으로 의도된 조직의 목표(1의 과정을 통해 구분된)와 특정한 행태적 패턴이 얼마나 잘 연계되는지를 측정하고자 한다.
3. 설계는 조직의 목표와 행태적 패턴의 일치도를 증대시키기 위해, 조직 구성원의 행동을 촉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선험적으로 구상하는 과정을 수반한다(Churchman, 1971)
처치맨의 설계 활동은 구체적으로 정의된 목표와 실행에 필요한 행태와 행동을 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그의 견해는 근본적으로 합리주의적이다. 그러므로 합리적 설계 과정을 따르는 관리자는 다른 사람들이 그가 수립한 기획의 가치를 따르도록 유도하고자 하는 목적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설계에 관련된 행위자들이 함께 작업하고, 이념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사회적 현실을 더 정확히 정의하도록 하는 인간 상호작용의 과정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얀치(Erich Jantsch)는 설계를 다수의 상호 환류 관계를 통한 지속적 학습 과정으로 묘사한다(Jantsch, 1975). 이러한 견해는 의사소통 과정과 이념의 공유를 통해 사회 세계를 창조하고 또 재창조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설계가 구성된다고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 목적과 대안들은 선험적으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유지된다. 여기에서 설계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과정으로부터 나타나는 하나의 지속적 성과물이다. 이러한 의식적, 목적적 창조 활동은 왕성한 행정의 동력을 만들어 낸다.
설계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설계의 사회적 과정에 있다. 숀(Donald Schon)과 라인(Martin Rein)에 의해 토의된 사회적 설계의 개념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1. 설계자는 집단적 행위 자건, 개인적 또는 제도적 행위 자건,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한 "설계 체계"를 개발하는 일에 관여한다. 예를 들어, 설계자는 노인, 무주택자, 교통 체계, 그리고 범죄 예방 등을 돕기 위한 조정 프로그램을 책임진다. 한편 다수 행위자 간의 상호작용은 협동적일 수도, 때로는 비우호적일 수도 있다.
2. 사회적 설계 과정은 토의되고 구성된 사업, 가치, 그리고 불만의 의미를 통해 만들어진 광범위한 여론을 포함한 외부 환경을 필연적으로 수반한다.
3. 사회적 설계는 필연적으로 의사소통적이다. 다수 행위자는 언어, 대화, 담론. 그리고 행위의 형태로 타인과 의사소통해야 한다.
4. 사회적 설계는 참여자들이 그들 자신의 이해, 지식, 경험, 자원, 그리고 권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불가피하게 정치적이다(Schon & Rein, 1994)
설계는 문제의 해결과 이해를 위해 대안을 고안해 내는 데 관여하는 행위자의 비판적 의식이 관련된 신중한 과정이다. 특히 설계에 대한 사회적 구성주의자의 관점은 참여자들의 비판적 의식이 발현되는 과정 그 자체에 의미를 둔다. 여기에서 설계의 효과성은 설계의 과정이 얼마나 잘 갈등을 화해시키고, 서로를 이해하도록 도왔는지의 여부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설계의 효과성은 다른 이해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함께 일을 잘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를 행정 분야에 적용해보면, 사회적 설계는 종종 외부 정치를 포함한 상호작용 과정을 통해 갈등, 가치 그리고 문제 해결 등을 이해시키는 하나의 틀로 가능하다.
과학 또는 기술로서 행정, 그리고 사회적 설계
행정(학)의 과학주의, 기능주의 견해는 인간 상호작용의 동태적 과정과 참여적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지 않는다. 대신 이 견해는 조직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측정하고 분석함으로써 질을 양으로 설명한다. 반면에 행정 기술은 외부 세계의 행정관리자의 주관적 관계를 가정한 적응적 과정으로 보인다. 그래서 우리들의 사회적 설계에 대한 인식은 공유된 현실의 구성과 주관과 객관 간의 "우리" 관계의 확립에 기여한 상승 작용적(그리고 통합적) 과정으로 보는 것이다. 이것은 상호 참여가 있을 때에만 의미를 얻는 과정이다. 질은 종합적 또는 전체적 경험의 산물이다. 그 경험 속에서 행정관리자는 행정 활동을 공유하고 협상하며 조정하는 일에 종사한다. 사회적 설계는 상황적 맥락과 관련된 안목 있는(또는 포함한다는 측면에서 진화적이다. 사회적 설계는 구상이 목적, 의미와 미래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발전적이며, 학습하고 새로운 사고를 창출하며 잠재적 관계를 탐구한다는 면에서 창의적이다.
요약하면, 사회적 설계로서 행정의 과정은 의식, 의도, 참여적 계획, 다른 의견에 대한 숙고, 그리고 합목적성 등과 관계가 있다. 이것은 또 구성, 형태, 과정, 정책과 목적을 형성하는 데 관련이 있다. 사회 구상의 시각은 창출, 진화와 자기 통치의 과정에 국민과 정부 모두를 포함시킨다. 행정을 위한 은유로써 사회적 구상은 변화하는 세계와 공공 부문의 환경과 관련돼 현재와 미래의 욕구를 위해 행정을 적절히 작동하도록 만들려는 시도로 잘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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