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망각의 측정
망각을 경험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망각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망각 측정법은 망각량과 동시에 파지량도 측정해야 한다. 파지란, 자료가 유지된(기억된) 비율을 말한다. 망각 연구는 대부분 망각량 또는 파지량을 보고하고 있다. 그리고 파지 간격은 자료 제시와 망각 측정 간의 시간 간격이다. 망각은 흔히 회상, 재인 및 재학습 법을 사용하여 측정한다. 회상 검사와 재인 검사의 수행 차이를 설명하는 데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하나는 재인 검사가 파지 측정에 민감한 방법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재인 검사가 아주 쉬운 측정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회상 검사보다 재인 검사가 더 쉬울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왜냐하면, 재인 검사에서 제시되는 선택지의 수가 많고 유사성이 높을수록 더 어렵기 때문이다. 재학습 법이란 실험 참가자가 어떤 정보를 두 번째 학습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나 노력이 얼마나 절약되었느냐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실험 참가자가 기억 자료를 학습하는 데 걸린 시간이나 시행 횟수를 측정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같은 기억 자료의 재학습에 필요한 시간이나 시행 횟수를 측정한다. 첫 번째 학습에 필요한 시간이나 시행 수에서 재학습에 걸린 시간이나 시행 수를 빼면 절약 점수가 산출된다. 이것을 파지 추정치로 볼 수 있다. 예컨대, 목록을 첫 번째 기억하는 데 걸린 시간이 20분이고 일주일 후에 두 번째로 기억하는 데 걸린 시간이 5분이라면 파지율이 75%이고 망각률이 25%라는 뜻이다.
2. 망각의 원인
1) 비효율적인 약호화
정보를 약호화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나타나는 의상 망각은 주의 결함 때문에 생긴다. 또한 새로운 정보에 대한 기억 부호를 형성하였는데도 불구하고 망각이 일어나는 것은 비효율적인 약호화 때문이다. 예를 들어, 책을 읽고 있는데 주의가 분산되었다면 단순히 책 내용을 큰 소리로 읽는 것에 불과하므로 쉽게 망각이 일어날 수 있다.
2) 소멸
소멸 이론은 기억이 비영구적이기 때문에 망각이 일어난다고 보는 이론이다. 즉, 시간 경과에 따라 기억 흔적이 쇠퇴하기 때문에 망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또 이 이론은 생리적 기제를 통해서 소멸이 일어난다고 잠정적으로 가정하고 있다. 소멸 이론에 따르면 시간의 흐름 자체가 망각을 유발한다고 한다.
3) 간섭
간섭 이론은 정보가 서로 경합을 벌이기 때문에 망각이 일어난다는 입장이다. 장기기억에서 소멸을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간섭이 망각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입증되고 있다. 간섭효과에 관심을 두는 연구들은 주로 검사 자극과 간섭 자극의 유사성을 통제한다. 간섭 자극과 검사 자극이 유사할수록 간섭이 더 많이 일어나지만, 유사성을 감소시키면 간섭도 감소할 것이다. 간섭에는 역행 간섭과 순행 간섭이 있다. 역행 간섭은 새로운 정보가 이전에 학습한 정보의 파지를 방해하는 것을 말하고 순행 간섭은 이전에 학습한 정보가 새로운 정보의 파지를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
4) 인출 실패
툴빙과톰슨에 따르면 약호화 당시의 단서와 일치하는 인출 단서가 기억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즉, 약호화 할 때 단어의 음이나 음운적 성질이 강조되었다면 효과적인 인출 단서는 단어의 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만약 약호화 할 때 단어의 의미가 강조되었다면 의미적 단서가 가장 좋은 인출 단서가 될 것이다. 약호화 당시의 처리 유형과 인출 당시의 처리 유형이 일치하면 기억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를 전이 적합형 처리라고 한다. 그런데 프로이트는 이러한 연구자들보다 앞서 인출 실패를 설명하였다. 그는 불쾌하고 고통스러운 기억은 무의식 속에 묻어 둔다고 보았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사상과 관련된 기억을 망각하려는 경향을 동기화된 망각이라고 하는데, 이는 의도적으로 기억을 억압한 결과다.
우리는 흔히 기억이란 경험한 사실을 그대로 저장하고, 또 나중에 사용하는 정신적 능력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기억은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고 저장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기존의 정보나 지식을 문제 해결에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조직화하거나 재구성하는 매우 적극적인 정신 과정이기도 하다.
단기 기억은 정보를 20~30초 동안 유지할 수 있으나 저장용량이 비교적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단기 기억의 정보도 시연하면 그 이상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또 단기 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전이가 이루어지는 것은 단기기억고 내에서 이루어지는 시연의 유형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이와 같은 기억 전략은 정보의 파지 기간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킬 수 있는 기억술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단기 기억에 들어온 정보는 시연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빠르게 소멸되어간다. 연구자들은 우리가 시연하지 않을 경우 단기 기억의 최대 지속시간을 20~30초로 본다. 단기 기억의 용량은 크지 않게 한정되어 있다.
장기기억의 정보는 비교적 오랫동안 유지되고 기억 용량도 거의 제한이 없다. 감각 기억이나 단기 기억과는 달리 장기기억은 정보를 무한정으로 저장할 수 있다. 또 장기기억은 지속적이다. 장기기억에 저장된 정보는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어떤 정보는 죽을 때까지 지속이 되기도 한다. 장기기억이 거의 영구적이라는 주장에는 몇 가지 증거가 있다. 중요한 사건들이 자세하고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섬광 기억이 하나의 증거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성인은 마지막 휴가를 어디로 갔으며, 어떤 계획을 보내고 어떤 음식을 먹었으며, 어떤 마음이었는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증거는 최면을 통한 기억이다. 최면에 걸린 실험 참가자들은 자신이 잊고 있었던 초기 아동기의 기억을 아주 자세하게 기술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캐나다의 신경학자인 펜필드 등은 간질환자의 뇌 수술 과정에서 측두엽을 전기 자극한 결과, 환자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아주 오래된 사건들도 생생하게 기술할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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