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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심리학

발달심리학의 성립과 등장

by 알로아란 2022.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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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심리학이 출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이 기계가 아닌 생명을 가진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생명현상이 끊임없이 변화하듯이 심리현상도 바뀐다. 특정 영역 그 자체에 대한 탐색과 더불어 변화하고 진화하는 인간 마음을 연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변화에 관심을 가지는 발달심리학의 특성 때문에 이 분야가 마치 특정 연령대에 속하는 사람들의 심리문제를 다루거나 연령에 따른 심리현상을 연구하는 분야라는 오해를 산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발달심리를 '아동 연구'나 '아동심리'로 보는 시각이다. 이러한 오해는 이 분야의 역사가 잘 보여 준다. 심리학 연구 초기에 인간 마인드의 변화를 연구할 수 있는 주 대상은 아동이었다. 심리학자가 아동 연구를 시작한 또 다른 이유는 '마인드의 변화'에 대한 호기심뿐 아니라 근대사회의 등장과 더불어 아동을 성인과 구분되는 인간으로 취급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동 연구의 필요성이 갑자기 증가하였으며, 아동 연구는 초기 심리학자들이 직업을 얻는 주요 방편이 되었다. 
과연 발달심리학은 어떻게 성립되었을까? 19세기 이전부터 '마인드라는 것이 어떻게 발생하느냐는 의문은 젊은 연구자의 인기 연구주제였다. 이와 동시에 아동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하지만 아동교육과 아동복지에 대한 지식과 연구는 거의 없었다. 19세기 인간발달에 관한 연구는 근대사회가 형성되는 하나의 징표였다. 이런 움직임은 일반 심리학의 발전과 관계없이 급속히 이루어졌다. 발달심리학의 발생과 가장 관련 있는 사람은 바로 다윈의 진화론일 것이다. [종의 기원]은 인간관을 획기적으로 전환시켰다. 생물은 창조되는 것이 아니고 변화하고 진화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발단 연구에 커다란 추진력과 가능성을 부여하였다. 특히, 다윈의 [인간의 기원. 1871]은 아동을 과학적으로 연구할 당위성을 제시한다. 즉, 발달이라는 개념은 마음의 진화를 연구하는 기초 원리였다. 발달 현상은 인간의 계통발생과 역사를 입증해 보이는 자연박물관처럼 아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 인간의 유래, 인간 마음의 기원과 역사를 알 수 있게 된다고 생각했다. '아동의 심리 발단' 그 자체가 연구대상이 된 것은 바로 크락 대학의 총장 이기도 했던  G. 스탠리 홀부터 였다. 그는 민족의 계통발생적 과정이 개인의 발단 과정으로 재현된다는 신념으로 미국에서 아동 연구를 처음 시도하였다. 그는 '아동 연구 운동'을 일으키고 연구조직을 만들어 아동의 생활과 교육을 과학화하는데 주력하였다. 이제 아동은 '자연 실험'의 대상이 되었고, '발달'은 인간을 보는 관점이 되었다. 발달심리학에서 가장 유명한 '어린 시절 경험이 성인기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은 프로이트의 아동 성욕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정신분석이론'으로 유명한 프로이트는 정서나 성격 발달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발달적 관심은 병적 측면이었다. 젊은 시절 비네와 함께 샬페토리엘 병원에서 신체와 정신적 증상의 관련성을 찾기도 했다. 프로이트는 성욕이란 인생의 출발점에서부터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 때문에 아동기는 극적이며, 복잡하고 심리적 갈등이 많다고 보았다. 아동기의 성적 경험은 어른이 되면서 성격의 기초가 된다고 주장하였다. 
프로이트가 발달심리학의 발전에 기여한 바는 아주 많다. 그의 이론에서 발달이 이루어지는 강력한 요인으로 무의식을 지적하였다. 무의식 이론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에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하지만, 인간 행동의 변화에 어떤 요인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만든 중요한 통찰이었다.  프로이트의 가장 큰 기여는 세계의 교양 있는 사람들의 육아관에 미친 영향이다. 그의 이론으로부터 만들어진 육아관은 오늘날에도 전문서적이나 일반 대중매체의 공통적인 주제가 된다. 예를 들어, 영아에게 수유를 할 때 안아서 젖을 먹이는 구강 접촉이나 항문기의 배설 훈련이 가지는 심리적 의미와 같은 것이다. 생리적 통제 기제의 발단이 불충분한 시기에 억지로 아동의 행동을 통제하거나, 벌이나 강요와 같은 엄격한 규율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하였다. 프로이트의 이론은 실험심리학의 좁은 시야로 인간의 발달 현상을 보려고 하였던 초기 심리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미국에서 발달심리학이 발전하던 초기에 이 분야의 존재 이유는 아동양육과 아동교육을 위한 응용이었다. 학습을 발달로 보는 생각들은 인간 행동과 사고를 단순화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발단 과정은 하등동물의 행동 학습과는 분명히 다르다. 왜냐하면, 인간의 발달과정은 단순한 행동의 습득이나 특정 정보의 수용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신이 사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인식 과정이 있다. 이것이 바로 '적응과정'이다. 이것은 사람마다 아주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며, 상당한 개인차가 있다. 이런 인식은 발달심리학이 아동 실험심리학이 되는 시대였던 1960년대 후반에 동시에 나타났다. 그리고 이런 인식을 주도한 움직임이 바로 자 피아제에 대한 미국 사람들의 재발견이었다. '학습'을 행동주의적으로 정의하다가 피아제에 의해 인지론적으로 정의하게 된 것은 발달심리학 역사에서 아주 커다란 일이었다. 이제 발달심리에서 찾고자 하였던 새로운 학습이론은 '자극-반응의 심리학'과는 인연을 끊고 '구조와 규칙에 대한 심리학'이라는 지지 기반을 가지게 되었다. 아동은 환경으로부터 주어지는 자극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생물 체기 아니라 그들이 생활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적극적인 '가설-생성적인 개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무엇이 학습되는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인지발달 이론가인 피아제는 "지식이 학습되는 것이다" 하고 하였다. 인지라는 것은 일종의 생물학적인 적응과정이다. 피아제에게 있어서 이것은 자명한 진리이기에 검증할 수 있는 명제가 아니었다. 인지적 적응도 생물학적인 순응과 마찬가지로 동화와 조절 간의 균형화다. 더욱이 동화와 조절의 비율은 발달단계에 따라 다르며 발달단계의 변화는 균형화의 결과다. 동화가 조절보다 훨씬 많이 일어난다면, 사고는 자기중심적 내지 자폐적인 방향으로 발전한다. 아동의 놀이에서 이와 같은 사태가 가장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상징놀이' 내지는 '허구성 게임'이다. 반대로 조절이 동화보다 우세하면, 행동은 모델이 되는 사물이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한다. 대표적인 행동이 모방이다. 발달단계의 향상이나 인지발달 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은 행동으로 직접 나타나는 모방이 점차 지연 반응으로 변화하면서 모방 행동이 내면화, 상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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